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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Sep/100

아이팟·애플TV 신제품 발표… “음악·비디오 시장 넘보지마”

애플의 1일(현지시간) 미디어 행사는 초대장 사진을 통해 암시한대로 음악 관련 제품군이 주인공이 됐다. 아이폰4와 똑닮은 아이팟 터치 신제품을 선보였으며, 아이팟 셔플과 나노의 새 모델도 합리적인 가격대에서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출시했다. ‘Ping’이라는 음악 SNS 를 포함한 아이튠즈 10 버전을 공개했으며, 거품을 쫙 뺀 새 애플TV를 99달러에 선보였다. 경쟁사들에게 음악과 비디오 시장에서 “따라올테면 따라와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듯 했다.

ipod touch 4G

레티나 디스플레이와 페이스타임 기능을 탑재한 새 아이팟 터치

새롭게 공개된 아이팟 터치 4세대는 아이폰4의 사양과 기능을 대부분 흡수했다. 선명한 해상도를 자랑하는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장착했으며 전·후면부 카메라를 통해 페이스타임과 HD 비디오 녹화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아이폰4, 아이패드와 동일한 A4 칩을 내장하고 3축 자이로스코프 등 다양한 센서를 내장했으면서도 지금까지 출시된 아이팟 터치 시리즈 가운데 가장 얆고 가볍다.

가격은 가장 저렴한 8GB모델이 31만9천 원(이하 전제품 부가세, 관세 포함)이며 미국에서는 다음주, 국내에서는 전자파적합 등록을 마친 후 4~5주 후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직접 키노트를 맡은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아이팟 터치가) 소니와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를 합친 것보다 많이 팔렸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휴대용 게임기 뿐만 아니라 7인치 이하의 소형 태블릿 시장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팟 셔플과 나노도 새롭게 옷을 갈아입었다. 새롭게 선보인 아이팟 셔플 4세대는 다시 과거의 하드웨어 버튼을 살려낸 것이 특징이며, 음성명령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 한번 충전으로 최대 15시간 연속 재생이 가능하다. 실버, 블루, 그린, 오렌지, 핑크의 5가지 색상으로 출시됐으며 2GB 모델이 6만5천 원이다.

new ipod nano

iOS에 멀터터치 기능이 구현된 아이팟 나노

셔플보다 상위모델인 나노는 디자인 측면에서 가장 많은 환호를 받았다. 기존 제품의 절반에 불과한 아담한 사이즈에 정사각형 모양의 전면부 전체를 1.8인치 멀티터치 스크린으로 채웠다. 카메라는 빠졌지만 iOS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다방면에서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생중계를 통해 제품을 본 소비자들은 트위터를 통해 이구동성으로 “손목에 차면 곧바로 ‘아이와치’가 되는 것 아니냐”라며 손목시계형 암밴드 출시를 기대하기도 했다. 가격은 8GB이 20만9천 원부터다.

애플이 하드웨어 제품군만 선보인 것은 아니다. 새로운 로고와 함께 아이튠즈 10 버전을 공개했다. 아이튠즈 10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점은 Ping이라는 음악 SNS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는 것이다. 아이튠즈 사용자들은 좋아하는 아티스트나 친구들을 팔로하고 그들이 즐겨듣거나 언급하는 음악을 찾아들을 수 있게 됐다. 아이튠즈 10은 지금 당장 아이튠즈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할 수 있다.

new apple TV

새 애플TV. 크기와 가격이 대폭 줄었지만 즐길 수 있는 콘텐트는 늘어났다

루머에서처럼 이름을 iTV로 바꾸지는 않았지만, 애플TV의 신제품도 공개됐다. 스토리지와 동기화 기능을 제거하고 저전력에 팬리스 방식으로 만들었다. 기존의 불필요한 기능은 다 제거해 크기가 기존 애플TV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손바닥만한 수준이다.

크기 만큼이나 가격도 큰 폭으로 줄었다. 셋톱박스 가격이 99달러에 불과하다. 콘텐트 대여 가격도 HD급 최신 영화 4.99달러, TV쇼 99달러로 미국 현지의 물가를 감안할 때 IPTV와 스마트TV 시장을 위협할만큼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모든 콘텐트는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감상하도록 했다. 아이튠즈에서 대여한 콘텐트와 모바일미의 개인 자료를 감상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네플릭스, 유튜브의 콘텐트도 시청할 수 있다. iOS를 탑재한 디바이스끼리 와이파이 망으로 음악, 비디오, 사진 등의 콘텐트를 실시간을 전송하는 에어플레이(AirPlay)라는 신기술도 함께 선보였다.

구글TV와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스마트TV가 앱스토어나 웹 브라우징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는 방향을 선택한 반면, 애플TV는 지난 수년간 실패의 경험을 통해 기름기 쫙 빼고, 저렴한 가격의 셋톱박스에서 풍부한 콘텐트를 제공하는 데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어떤 접근방식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인지, 스마트TV 진영과의 경쟁이 흥미롭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티브 잡스는 이날 행사에서 “2001년 아이팟이 첫 선을 보인 이후 가장 큰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졌다”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애플이 이날 행사에서 아이팟 신제품과 애플TV 등을 선보일 것은 이미 광범위하게 예측됐던 사항이지만, 기대에 충실히 부응하는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대에 선보이면서 ‘음악과 비디오 시장에서도 여전히 우리가 최고’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듯 했다.

혁신적인 제품군을 새롭게 선보인 것은 아니지만, 아이폰4와 아이패드 등 최고의 제품의 특징을 다른 제품군에 그대로 이식하고, 콘텐트 유통에 SNS 등 최신 트렌드를 그대로 접목하며 음악과 비디오 단말기와 콘텐트 시장에서 비교 우위를 지켜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26Aug/100

트위터가 ‘홍보 확성기’라고? 사실은…

또다시 트위터 ‘맞팔=소통’ 담론이 고개를 내밀었다. 이번엔 동아일보가 칼을 빼들었다. 8월26일자 ‘트위터가 쌍방향 소통수단이라고? 사실은…’ 기사 얘기다. 먼저 해당 기사를 읽어보자.

이 기사에서 동아일보는 김C, 이하늘, 김미화, 오프라 윈프리 등 국내외 유명인 사례를 들며 ▲이들이 팔로어(트위터에서 자기 얘기를 듣는 사람)는 많은데 팔로잉(얘기를 듣고픈 사람 글을 구독하는 행위)하는 사람 숫자가 지나치게 적은 불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막강한 파급력을 가진 이들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경우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급속히 확산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트위터가 사실은 일방향의 정보 전달 도구’라고 주장하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들에겐 새로운 논쟁이 아니다. 요컨대 팔로어가 많은 만큼, 그 자신도 다른 사람을 팔로잉해야 하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이른바 ‘맞팔 소통론’이다.

전혀 일리가 없진 않다. 다른 사람 얘길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기 얘기만 쏟아내는 걸 ‘소통’이라 하긴 어려울 게다. 허나 생각해볼 일이다. 유명인의 말 한 마디가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는 게 어디 트위터 안에서만의 일인가. 그 방식이 수많은 카메라에 둘러싸인 기자회견이든, 공식 보도자료든, 인터뷰든 다르지 않다. 유명인의 행동이나 생활, 그들의 ‘입’에 눈과 귀를 들이대는 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마찬가지다. 이런 관심은 곧 ‘파급력’으로 이어진다. 트위터에서만 예외를 둘 일이 아니다.

오히려 변화된 ‘역학관계’에 주목할 일이다. 지금껏 유명인의 말 한 마디가 일반 시민에게 전달된 경로는 어땠는가. 십중팔구 지상파 방송이나 신문, 잡지를 거쳐야 했다. 이른바 잘 ‘마사지’된 정보를 우리는 받아보고 있었던 게다. 온라인 공간은 이 징검다리를 없앴다. 연예인이나 정치인, 스포츠 스타나 문인들도 저마다 홈페이지나 블로그, 트위터로 팬들과 직접 소통한다.

소통 효용성 측면에서 보면 이는 환영할 대목이다. 지금껏 잘 걸러진 정보를 일방적으로 받는 데서 그쳤던 독자나 팬들이 이제 좋아하는 가수나 스포츠 스타와 직접 대화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그들이 들려주는 생생한 얘기를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들과 대화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 노력을 줄인 것. 그것이 온라인이 가져다 준 혜택이다.

트위터에서 팔로어 숫자가 꼭 영향력의 척도인지도 생각해볼 일이다. 올해 4월 발표된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차미영 박사의 연구 보고서를 보자. 5천만개 트위터 계정과 20억개 팔로어 연결, 17억건 글을 분석한 차미영 박사는 ‘가장 많이 보는 트위터와 가장 많이 재전송되는 트위터, 가장 많이 인용되는 트위터 사이엔 연관성이 거의 없었다’고 결론내렸다. ‘팔로어 숫자와 트위터 영향력 사이에 상관관계는 높지 않다’는 얘기다. 오히려 신뢰도 높은 소수로부터 정보를 얻는 이용자의 트위터가 더 많이 전파(리트윗)됐고 이것이 트위터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차미영 박사는 분석했다.

트위터가 반드시 팔로잉만으로 소통하는 공간은 아니다. 멘션(특정 상대방을 콕 집어 대화하는 방식)이나 리스트(관심 이용자 목록을 만들어두고 이들 얘기를 한꺼번에 듣는 방식) 기능을 이용해서도 얼마든지 다른 사람과 의견을 나누고 얘기를 들을 수 있다. 12만여명이 구독하는 김주하(@kimjuha) 아나운서는 팔로잉하는 사람이 6명에 불과하지만, 그가 올린 트윗(트위터 글)에는 독백보다 대화(멘션)가 더 많다. 실제로 8월26일 11시17분을 기준으로 김주하 아나운서가 올린 최근 100개 트윗 가운데 다른 이용자와 나눈 대화글이 87개다. 나머지 17개 트윗도 독백이라기보다는 트위터 친구들에게 동시에 보내는 인사나 제안이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김주하 아나운서가 ‘일방적 전달’만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얼마든지 멘션이나 리스트 기능을 활용해 트위터에서 소통할 수 있다. 그건 트위터 이용자가 선택할 몫이다. ‘맞팔’을 강요한다고 해서 소통이 되는 건 아니다. 그렇다면 수천명의 팔로어를 거느리고 비슷한 수만큼 팔로잉하면서도 일방적으로 자기 주장만 내뱉는 사람은 어떻게 봐야 하나.

물론 트위터에서도 정보 전달(리트윗) 과정에서 잘못된 정보가 유통되기도 한다. 허나 이런 정보들은 대개 다른 이용자들에 의해 곧바로 바로잡히게 마련이다. 동아일보가 잘못된 정보 전달의 대표 사례로 소개한 김C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는 ‘인천공항이 팔렸다’는 얘길 다른 사람에 듣고 트위터로 올렸지만, 그 뒤 잘못된 정보를 올렸음을 다시 공지하고 사과를 했다. 동아일보 말대로 김C가 수많은 팔로어를 바탕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그가 나중에 올린 사과 공지도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 데 똑같은 영향력을 행사할 테다.

그럼에도 이미 널리 퍼져 버린 거짓 정보들은 어떡해야 할까. 이는 트위터 뿐 아니라 온라인 공간이 풀어야 할 공통 과제다. 유명인이 미니홈피나 블로그에 올린 글도 다른 수많은 누리꾼에 의해 순식간에 퍼져나간다. 그런 글은 나중에 해당 유명인이 일일이 웹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주워담을 수 없다.

‘제도’로 푸는 게 현재로선 최선책이다. 트위터는 주민번호를 확인받고 글을 쓰는 실명제 공간은 아니지만, 본인 확인을 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그가 올린 수다나 정보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신분을 밝히고 활동해야 글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고 더 많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트위터 문화도 한몫하고 있다. 그럼에도 발생할 수 있는 ‘유명인 사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트위터에선 ‘계정 인증’(Verified Account) 제도를 두고 있다. 신청자에 한해 본인이 실제 당사자임을 대신 검증해주는 방식이다. 처음 가입할 때 의무적으로 ‘민증 까고’ 본인 확인을 거치는 한국의 제한적 본인확인제와는 전혀 다른 ‘본인확인제’다.

그러니 트위터에 올라온 글이 문제가 된다면 제도로 해결하면 될 일이다. 트위터 뿐 아니라 미니홈피, 블로그 글도 마찬가지다. 온라인에 올린 글이 누군가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면 그건 법이 판단할 몫이란 얘기다. 그 판단을 좀더 손쉽게 하려고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공간의 가능성을 줄이거나 그 가치를 폄훼하는 건 ‘오버’다.

트위터를 즐기는 방식은 어디까지나 이용자 자유다. 하지만 자기가 올린 글에 대한 책임을 지는 태도는 필요하다. 법과 제도로 해결하기 전에 온라인 문화와 사회적 공감대로 풀어야 할 일이다. 내가 올린 글에 책임감을 갖고 신중하고 진솔한 태도를 보이는 건 트위터 뿐 아니라 모든 대화의 기본 아닐까.

생각해보자. 미디어를 통해 걸러진 정보와 이들 유명인이 직접 들려주는 얘기 가운데 어느 것이 더 믿음직할까. 우리는 혹시 지금껏 ‘미디어=검증’이란 공식의 함정에 빠져 있었던 걸 아닐까. 사실은, ‘검증된 확성기’를 자처한 미디어들이 온라인 소통 도구의 확산으로 인해 이같은 지위가 무너지는 걸 두려워하기 때문은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