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폰 위의 서비스 플랫폼, LG ‘에어싱크’
지난 3월에 발표된 LG전자의 휴대폰-PC-웹(클라우드)의 데이터를 상호 연동하는 ‘에어싱크’(AirSync) 서비스가 이번에 출시되는 안드로이드폰들에 모두 적용된다고 합니다. 에어싱크는 처음 발표될 때 피처폰에 먼저 적용된 단순한 하나의 서비스에 불과한 것으로 보였으나, 이번에 열린 안드로이드 앱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앞으로 안드로이드폰에도 모두 포함되며 추후에는 개발자를 위한 API도 오픈할 계획을 갖고 있으니 개발자들의 관심을 부탁한다는 소개를 들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국내 안드로이드폰 출시 관련 기사에서는 에어싱크가 탑재된다는 한 줄의 설명 이상이 붙지 않지만, 저는 이 소식을 매우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LG도 드디어 서비스 플랫폼 구축을 위해 한 발 내딛었다는 생각에서입니다.
IT 산업 격언 중에 ‘할 수 있으면 무조건 플랫폼 사업을 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플랫폼 업체가 가져갈 수 있는 몫가 크다는 얘기죠. PC산업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 회사로 각각 운영체제(OS)와 하드웨어 플랫폼 공급자 역할을 한 MS와 인텔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스마트폰에서 다시한번 큰 플랫폼 전쟁이 일어나고 있고 애플의 아이폰, 구글의 안드로이드, MS의 윈도폰 등 스마트폰 운영체제 전쟁의 승자가 누가 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기존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삼성이 ‘바다’로 뛰어들긴 했지만 이 운영체제 싸움에서 한국은 소외되어 있습니다.
저는 국내 휴대폰 업체들도 플랫폼 사업을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종종 많은 분들이 플랫폼이란 단어를 듣고 우리도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으로 잘못 이해하시곤 합니다. 저는 ‘운영체제 플랫폼’이 아니라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서비스 플랫폼’ 사업을 해야 한다고 말씀드립니다.
현재의 스마트폰 전쟁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과거 PC에서처럼 ‘운영체제 플랫폼 전쟁’이 아니라 ‘서비스 플랫폼 전쟁’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거인들이 달려드는 운영체제 플랫폼 싸움에 있어서는 아쉽게도 국내 업체는 경쟁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 대신 다른 앱과 데이터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어 경쟁해야 한다고 말씀을 드립니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보통 하나의 폰에는 하나의 운영체제만 사용되지만 서비스는 여러 개가 동시에 탑재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 이용자를 락인시킬 수 있는 단 하나의 서비스만 제대로 만들어내면 됩니다. 그리고 그 서비스의 생명력을 늘리기 위해서 단순한 이용자 대상 서비스로 끝나면 안되고 서비스를 플랫폼화해야 합니다.
제조업체에게 서비스 플랫폼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운영체제 중립적일 수 있기 때문이고, 피처폰이나 TV등 디지털 가전에서의 다양한 장치로 확장할 수 있어 다양한 장치의 공급 능력을 서비스로 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개 제조업체는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분야에 있어서 경쟁력 있는 이용자 대상 서비스를 만들 능력이 없습니다. 하지만 제공해야 할 서비스 플랫폼이 반드시 톡톡 튀는 새로운 것일 필요도 없고 수익성이 있을 필요도 없습니다. 백업이나 인증서비스처럼 이미 검증된 요구를 만족시키는 것으로도 충분하고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용자를 붙잡아둘 수 있고 다른 서비스의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면 된다는 얘기지요. 실제 이용자 대상 서비스는 해당 플랫폼 위에서 동작하는 다른 개발자들의 앱과 서비스에 맡기면 됩니다.
개발자 입장에서 ‘특정 제조업체의 안드로이드폰만을 위한 앱을 만들 생각이 있는가’라고 물으신다면 당연히 전혀 없습니다. 그렇다면 ‘제조업체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오픈API를 사용할 생각이 있는가’라고 물어보세요. 특정 제조업체의 폰에 종속되지는 않는 수준에서, 해당 폰에서 이용자에게 좀 더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다면 서비스 API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특정 제조사 폰에서만 돌아가는 앱을 만들기를 기대하기보다는,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고 개발자들이 해당 서비스 API를 이용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서비스 플랫폼이 잘 만들어지고 그 위에서 다양한 앱과 서비스가 나오게 된다면 이용자들을 붙들어매는 효과를 가지게 됩니다. 이러한 전략을 위해서는 운영체제든 서비스든 플랫폼 제공자로서의 개발자 생태계 구축을 위한 마인드가 필요하며, 개발자가 자발적으로 API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합니다.
서비스 플랫폼 관점에서 저는 그동안 모토로라의 블러, 삼성의 S라이프를 주목했고 LG에서는 도대체 어떤 서비스 전략을 들고 나올 것인가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침내 에어싱크에서 그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삼성이 대담하게 바다로 직접 운영체제를 포함해 모든 것을 만들어가는 도전을 했다면, LG는 조금 늦긴 했지만 보다 실용적인 접근을 해나가고 있는 것이죠.
스마트폰에 새롭게 뛰어드는 델도 클라우드 백업 서비스를 안드로이드폰에 무료로 제공하기로 하는 등 이미 모든 제조업체의 전략적인 방향에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잘 플랫폼화하고 개발자와 이용자에게 안착시키느냐는, 얼마나 집중해서 플랫폼 전략을 잘 실행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운영체제 및 프레임워크 API에 대한 집착은 버리고 서비스 플랫폼에 대한 전략을 잘 정비해야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운영체제 플랫폼처럼 애플리케이션에 닫힌 형태가 아니기에 열린 공간에서의 플랫폼 제공이라는 차이를 잘 이해하고 이끌어나가야 합니다. 앞으로는 자신만의 서비스 플랫폼을 얼마나 잘 운영하느냐가 제조사간 안드로이드폰 경쟁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삼성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는 LG가 에어싱크 서비스를 어떻게 확대하고 플랫폼화할 지, 어떤 전략을 가지고 개발자들과 협력해 나갈 것인지를 개발자의 한 사람으로서 계속 주의깊게 지켜보고 응원할 생각입니다.
[현장]인터롭 2010 라스베이거스…클라우드-그린 열풍
현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는 ‘인터롭(INTEROP) 2010(http://www.interop.com/lasvegas)이 열리고 있습니다. 인터롭 행사는 네트워크 분야 대표적인 행사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데이터센터(Data Center), 엔터프라이즈 2.0(Enterprise 2.0), 그린IT(Green IT), IT관리, 모바일 비즈니스, 보안과 리스크 관리, 스토리지(Storage), 가상화(Virtualization)와 네트워킹(Networking), 비디오 컨퍼런싱(Video Conferencing), 인터넷전화와 통합커뮤니케이션(VoIP and Unified Communications)에 대해 전문 업체들과 전문가들이 모여 논의를 하는 자리입니다.
이 자리에 국산 L4/7 스위치 전문 업체인 펌킨네트웍스 연구개발센터 권희웅 이사(hukwon@pumpkinnet.com)가 행사에 참석해서 현지 분위기를 보내와 블로터닷넷 독자와 공유합니다.
회사 출장으로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2010 인터롭(INTEROP LasVegas 2010)를 둘러보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분야를 대표하는 행사 중 하나인데 올 해는 예전만 못하네요. 내용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고 규모가 좀 줄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참가 업체들도 좀 짜진 듯 합니다. 예전에는 전시장을 한 바퀴 돌면 티셔츠나 모자 등 기념품이 가방에 가득했는데, 올 해는 퀴즈를 내고, 이를 풀어낸 사람 가운데 몇 명에게만 주네요. ^.^
올 인터롭의 화두는 ‘클라우드와 그린’이 아닐까 합니다. 컨퍼런스 세션이 관련 주제로 거의 도배가 됐고 할 정도입니다. 가상화, 통합 커뮤니케이션, 데이터센터 등등……
이런 분위기는 전시장까지 이어졌습니다. 자사의 네트워크 관련 장비를 소개할 때 웹 가속, L2 스위치 그리고 10Gbps 지원 등과 함께 가상화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하는 업체가 꽤 많았습니다.
그리고 랙 업체들이 꽤 많이 참여했다는 것도 그린 열풍을 느끼게 합니다. 최근 시스코에서 서버나 스위치의 발열 관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Layer 0라고 표현하고, 관련 제품을 출시했는데, 비슷한 메시지를 가지고 행사에 참여한 랙 업체들의 부스가 심심찮게 보였습니다.
그린과 관련해 통합 커뮤니케이션 관련 장비들의 진화도 눈에 띄었습니다. 행사장에 나온 통합 커뮤니케이션 장비들을 보니 화상 회의 장비들이 상당한 고화질을 지원합니다.
네트워크 장비만 놓고 보면 ‘속도와 결합’이 이번 행사의 관전 포인트가 아닌가 합니다. 기업의 네트워크 인프라가 점점 더 거대해지고, 그 안에서 움직이는 트래픽들이 늘다 보니 장비들 역시 점점 더 지원 속도를 높여가는 것이 요즘 추세죠. 그리고 여러 범주를 아우르는 복합형 장비 개발 역시 주목할 흐름인데, 이번 행사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기능이 결합된 통합 솔루션을 소개했습니다.
먼저 속도에 대해 말씀 드리자면 스위치와 랜카드는 10Gbps급 장비들이 많이 소개됐습니다. 그리고 웹 가속 장비는 시트릭스의 50Gbps 지원 제품이 눈에 띄었고, 보안 장비에서는 320Gbps급 장비를 볼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10~100Gbps급 장비들의 출현이 네트워크 업계에서 이제는 일반화 되어 가고 있는 듯 하네요. 이번 전시회를 기점으로 앞으로는 10~100Gbps 장비를 위한 플랫폼(프로세서와 기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들이 많이 늘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결합 제품의 경우 네트워크 장비에 보안, 웹 가속 등을 붙이는 것은 새로울 것이 없는 소식이죠. 하지만 누가 하느냐에 따라 좀 달리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HP의 움직임에 관심이 갔습니다. HP의 경우 통합 장비라기 보다 솔루션의 느낌을 주더군요. HP는 보안에 포티넷(Fortinet), WAN 가속에 리버베드(Riverbed) 등의 회사 제품을 내장해 스위칭과 보안을 통합한 솔루션을 소개했습니다. 이러 저리 살펴보니 각 영역의 전문 제품들 간의 특성을 잘 살렸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행사장 분위기와 관련해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부스 참여를 한 업체 중 신생 업체들이 꽤 눈에 띄었는데, 대부분 중국계 업체더군요. 이들 업체가 가지고 나온 제품은 저가형 라우터와 L2/L3 스위치가 주종을 이루었는데, 이 분야의 경쟁이 앞으로 치열해 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회가 또 된다면 미쳐 둘러보지 못한 부분까지 꼼꼼히 보고 다시 알려드리는 자리를 마련하겠습니다.
